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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호, 사랑의집짓기 준공식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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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집 대신 화사한 새집 "꿈만 같아"
칠곡 82세 박유순 할머니 5년전 낡은 한옥 몽땅 태워 요양원 생활
 
박현(오른쪽) 포스코 사회공헌그룹 상무가 박유순 할머니와 가족들에게 해피하우스 열쇠를 전달하고 있다. 매일경제 이영욱 기자
 
"좋고 말고요. 사글세 집을 서른두 번이나 떠돌며 집 없는 설움이란 설움을 다 겪었고, 간신히 헌 집 한 채 사들여 35년을 살아왔습니다. 이제야 새집을 갖게 됐네요."

박유순(82`칠곡군 지천면 영오리) 할머니는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13호 해피하우스'라고 쓰인 명패를 마치 보물 다루듯 쓰다듬었다. 붙박이장을 열고 닫기를 수차례, 보일러 스위치를 켰다 끄기를 수차례 반복한 뒤에야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냈다.

박 할머니는 아직도 지난 6월 15일만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5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제사를 위해 집을 치운다고 아궁이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화를 당했다. 갑작스레 불어온 바람에 불길이 집 처마로 옮겨 붙었고, 낡디낡은 한옥은 순식간에 주저앉고 말았다.

할머니의 큰딸 유은숙 씨는 "화재 당시에는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주변의 도움으로 어머니가 쉴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이 생긴다는 말을 들었는데 오늘 와보니 정말 놀랍다. 기뻐서 어머니를 붙잡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박 할머니는 "집을 잃은 뒤 어찌할 방도가 없어 어제까지 요양원에서 지냈다. 오늘 새집을 얻었는데 이런 집을 지어준 분들에게 눈 감는 날까지 감사하며 살겠다"고 했다.

박 할머니는 이날 화재피해가정 긴급 주택복구지원 사업인 '사랑의 집짓기'를 통해 만들어진 자신의 새집을 전달받았다. 이 사업은 화재로 재산피해를 입었지만 돈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이웃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2009년부터 매년 두 가정을 선정해 집을 지어줬다. 포스코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사업을 주도하고, 한국철강협회와 소방방재청이 후원사로 참여한다.

박 할머니는 해피하우스의 13번째 주인공이 됐다. 새집은 50㎡의 튼튼하고 따뜻한 스틸하우스다. 막내아들의 휠체어가 다니는 길도 따로 만들었다. 할머니의 시누이 이정수(77) 씨는 "언니가 화재로 집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도와줄 형편이 못돼 가슴만 태웠다. 여러 곳의 도움으로 훌륭한 집이 생겨 정말 다행"이라면서 "대구에서 사글세 집을 떠돌 때나 이곳에 이사와 35년간 살 때에도 늘 집 때문에 고생했는데 이제 그런 걱정이 필요 없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24일 열린 13호 해피하우스 준공 및 전달식에는 백선기 칠곡군수, 박현 포스코 사회공헌그룹 상무, 박종호 기아대책 모금홍보본부장, 손정근 한국철강협회 실장, 조송래 소방방재청 구조구급국장, 강철수 경북소방본부장, 안태현 칠곡소방서장, 곽경호`김정숙 경북도의원 등이 참석해 할머니의 집들이를 축하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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