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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옥과 현대 주택의 어울림 보령 166.8㎡(50.3평) 복층 li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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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정보

· 위 치 : 충남 보령시 주교면 송학리

· 대지면적 : 1162.0㎡(351.5평)

· 건축면적 : 166.8㎡(50.3평). 1층 101.4㎡(30.7평), 2층 65.3㎡(19.8평)

· 건축형태 : 복층 스틸하우스

· 외벽마감 : 치장 벽돌, 시멘트 사이딩, 방부목 사이딩

·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 내벽마감 : 실크벽지, 산호석(아트월)

· 바 닥 재 : 강화마루, 자기질 타일

·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 창 호 재 : 시스템창호(미국식)

·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 식수공급 : 지하수

· 설 계 : 신영건축사사무소

· 시 공 : 예화주택건설02-59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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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으로 빛나는 논 너머로 전통 한옥과 서구식 주택이 앞뒤로 자리한다. 동서양 건축 문화가 충돌함에도 묘하게 부조화 속의 조화를 느끼게 한다. 한옥 팔작지붕의 부드러운 용마루 선이 품은 것은 비단 높푸른 하늘과 산세山勢만이 아니다. 고정 관념을 깨고 스틸하우스까지 품어 안으며 동서고금의 유화宥和를 이끌어낸다. 여기에 스틸하우스의 안정적인 외관과 부드러운 외벽 마감재 색상도 한몫 거든다. 귀촌 10년 차인 건축주 김상진·천양희 부부는 한옥을 살림집 겸 식당으로 사용하다가 최근 살림집을 분리하고자 스틸하우스를 지었다. 스틸하우스는 실내를 아랫집인 한옥의 고풍스런 분위기를 차용하여 중세 유럽풍으로 꾸몄다.



건강하고 푸른 삶을 좇아 전원행을 택하는 사람들과 달리, 김상진(46세)·천양희(42세) 부부는 10년 전 I.M.F. 한파로 경기도 수원시에서 충남 보령시 주교면 송학리의 한옥으로 이주했다.

그동안 아내 천 씨의 친정인 200여 년 된 한옥을 살림집 겸 식당(흥업묵집)으로 사용했다. 시골에서 어린 3남매를 데리고 할 수 있는 일은 식당밖에 없었다고 한다. 천 씨는 당시 이곳에서 딱 10년만 생활하다 도시로 나가자고 남편과 약속했으나, 지금은 살림집까지 지어 눌러앉았다.

“당시만 해도 이곳에 집 지어 정착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않았어요. 다시 일어날 발판을 마련하여 도시로 나가려고만 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후 막상 도시로 나가려니까 흙냄새 맡으며 뛰노는 아이들, 처마에 기대 놓은 장대를 타고 주렁주렁 매달린 수세미, 낙숫물에 움푹 패인 마당… 그 모든 게 눈에 밟히더라고요.”

부부는 정착을 결심한 후 어엿한 살림집을 짓기로 했다. 141.9㎡(42.9평) 一자형 한옥을 식당 겸 살림집으로 사용하다 보니 여간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한옥을 헐고 집을 복층으로 지어 1층은 식당으로, 2층은 살림집으로 사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할아버지까지 6대째 살아온 한옥은,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랜 건축물이기에 헐기 아까워 집을 새로 짓기로 했다. 한옥이 앉혀진 664.0㎡(200.9평) 대지 위쪽에 498.0㎡(150.6평) 임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문제는 임야가 지목地目을 대지로 전용해도 집을 못 짓는 도로에 접하지 않은 맹지盲地였다. 이 과정에서 찾아낸 방법이 4m 현지 도로에 22.4m 접한 아래 필지(대지)와 붙은 위 필지(맹지)를 합하여 한 필지로 만든 후 [合筆], 신축이 아닌 증축이다.

독일인 부부가 추천한 스틸하우스 건축 구조는 보령시 신흑동에 거주하는 ‘인골프 · 빅마마’ 부부의 추천으로 스틸하우스로 정했다. 독일인 인골프 씨 부부가 근처를 지나다 한옥의 고풍스런 분위기에 취하여 들렀다가, 김상진 · 천양희 부부의 얘기를 듣고 건축 구조와 설계 및 시공사를 추천한 것이다.

“왜 독일인들은 근면성실하고 매사에 꼼꼼하며 철저하기로 유명하잖아요. 그러니 집을 지을 때는 어떠했겠어요. 인골프 부부가 우리 집 근처에 스틸하우스를 지은 이유와 사는 얘기를 들려주었는데, 스틸하우스 예찬론자더라고요.”

부부는 스틸하우스 설계 시 아랫집인 한옥이 묻히지 않도록 설계를 단순하게 요구했다. 부지는 동남향에 좌우로 긴 장방형이고 한옥이 앉혀진 집터와 경사가 심하다.

한옥의 용마루 선과 바닥 면이 일치하기에, 자칫 한옥이 서구식 건축물을 머리에 인 형상으로 나오기 십상이었다. 또한 경사뿐만 아니라 부지가 장방형이므로 앞마당이 협소하여 한옥을 거쳐 진입하기에도 쉽지 않았다.

이러한 숙제는 부조화 속의 조화로 풀어냈다. 먼저 전통 한옥과 현대 건축물인 스틸하우스 사이의 충돌을 줄이고자, 집을 간결하게 디자인하고 연한 색상의 마감재를 선택하여

이질감을 줄였다. 다음으로 경사도와 마당의 협소함을 고려하여 한옥 좌측에 목재 진입로를 테라스처럼 만들어 집 앞의 덱(Deck)과 연결함으로써 안정감과 공간감을 느끼게 했다.



돋보이는 중세 유럽풍 인테리어

공간 배치는 수평으로 사적 공간과 단란 공간을, 수직으로 세대별 공간을 분리한 게 특징이다. 1층은 101.4㎡(30.7평)로 외관의 단조로움을 보완하고자 만든 중정中庭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거실과 주방식당·다용도실을, 우측에는 안방과 보일러실을 배치했다. 또한 가운데에는 계단실과 화장실을 배치하고 시선을 차단하고자 현관과 계단실을 엇갈리게 했다. 2층은 65.3㎡(19.8평)로 가운데 계단실과 화장실을 기준으로 좌우에 3개의 방을 드렸다.

2층에 3남매를 위한 각각의 방을 드리다 보니 1층 거실 고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를 감안하여 거실을 깊은 우물천장으로 꾸미고 주방식당과 연계하여 시각적으로 공간을 확장시켰다. 한편 2층에는 자녀들이 외부 경치를 조망하도록 발코니를 넓게 뽑았다.

외벽은 부드러운 색상의 치장 벽돌·시멘트 사이딩·방부목 사이딩으로 마감하여 한옥과 충돌을 피한 반면, 실내는 중세 유럽풍으로 장식했다. 내벽 마감재인 유럽산 포인트 벽지와 각 공간의 샹들리에와 펜던트·벽부등 그리고 앤티크(Antique) 가구와 소품 등이 한데 어우러지는 고풍스런 분위기로 연출한 것이다.

이 집의 압권은 전통 한옥의 운치를 음미한 후 산자락을 바라보면서 접어드는 사색思겚의 길이다. 또한 외관에서 느껴지는 볼륨감과 중세 유럽풍의 실내 분위기도 빼놓을 수 없다. 건축주 부부는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식사 후 자연스럽게 스틸하우스로 발길을 옮긴다” 면서 “인골프 부부가 그랬듯이 이들에게 스틸하우스 예찬론을 늘어놓는다” 고 한다.

 

 

 

 

 

 

- 글 · 사진 윤홍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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